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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3
연봉은 제자리일지라도, 봉사는 늘어야 하니까요.
연봉인상 이한준 대표
오늘의 키워드
#커뮤니티
#사회참여
오늘의 질문
방법을 몰라서 시작하지 못했던 일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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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당신이 생각하는 공공의 공간은 무엇인가요?

직장인들에게 연봉이 오른다는 건 늘 좋은 소식이고, 우리 대부분을 버티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하죠. 그런데 여기 연봉보다 봉사를 늘려야 한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본업은 마케터, 진짜 본업은 봉사단체 대표라고 말하는 그의 이중생활은 벌써 6년째 이어지고 있고, 그 사이 이 봉사단체는 꽤 규모 있는 조직으로 커졌습니다. 신청이 1분 만에 마감돼서 '봉켓팅'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가 알던 봉사와는 조금 다른 결의 이야기라는 걸 느끼실 거예요.

이번 인터뷰에서 특히 눈에 들어온 지점은, 그가 봉사를 감정이 아니라 '설계'로 다룬다는 점이었어요. 재방문율을 만들어내는 기획, 운영의 편차를 줄이는 프로세스, 봉사자를 '고객'으로 바라보는 관점까지 — 선한 마음만으로는 만들 수 없는 지속가능성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본업과 사이드 프로젝트를 나란히 끌고 가는 것이 얼마나 고단하고, 또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이한준 대표의 목소리로 직접 전해드릴게요.


어쩌면 시작이 가장 어려웠을지도 몰라, 봉사!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연봉인상’이라는 봉사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이한준입니다. 연봉인상은 ‘연마다 봉사를 늘린다’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어요. 마케터라는 본업과 연봉인상을 병행한 건 5년 정도 됐는데요. 일과 중에는 마케터로 퇴근 후에는 연봉인상 활동을 하며 생활의 균형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딱 반반은 아니고, 사실 마음은 연봉인상 쪽에 좀 더 가 있습니다(웃음).

연봉인상은 이름처럼 봉사를 늘리기 위해, 봉사를 쉽고 재밌게 만들어서 취미처럼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청년 봉사단체예요. 연탄봉사, 식료품 배달 봉사, 호국보훈 봉사, 국가재난 봉사, 자선파티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봉사를 하면서 각계각층의 이웃을 돕고 있습니다. 봉사 하나하나의 색깔은 다 다르지만, 저희를 거쳐간 그 이웃의 얼굴을 기억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은 모두 비슷합니다.

| ‘연마다 봉사를 늘린다’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 재밌는데요. 이 이름은 어떻게 지으셨나요?

연봉인상이 생기기 전에도 이미 수많은 봉사단체가 있었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연봉인상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저희만의 방식으로 더 많은 봉사 참여자를 이끌어내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과 연결시켜 주는 것이었어요. 그러려면 활동 하나하나보다 단체의 이름부터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반적인 봉사단체 같은 느낌보다는 재미와 위트를 먼저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네이밍을 정말 열심히 고민했어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다' 싶은 게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몇 주를 끙끙댔던 것 같아요. 그러던 와중에 광고회사 재직 시절 알게 된 카피라이터 선배가 고심 끝에 선물처럼 지어준 이름이 바로 '연봉인상'이었습니다. 이름을 듣자마자 이거다 싶었고,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이보다 더 저희를 잘 설명하는 이름은 없다고 생각해요. 평생 감사한 분이죠.

| 본업이 따로 있으신데도 사람들을 모아 봉사단체까지 만드신 거잖아요. 그 시절 대표님을 움직이게 만든 결정적인 장면이 있었을까요?

사실 저도 처음엔 그냥 봉사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사회생활 시작하고 나서 봉사를 하고는 싶은데, 막상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 진입 경로를 찾기가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그러다 코로나 시기에 연탄 봉사자가 급감했다는 얘기를 듣게 됐어요. 그전까지는 저도 "한번 해보고 싶은데" 하면서 생각만 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연탄 배달 봉사를 알아봤더니 최소 15명이 있어야 하는 단체 봉사만 있는 거예요. 그때 겨우겨우 사람들을 수소문해서 "한 번만 같이 하자" 하고 15명을 채웠어요. 그렇게 방법을 찾아서 주변 사람들과 처음으로 연탄 배달 봉사를 나갔는데, 그날 같이 간 분들 반응이 다 비슷했어요. "나도 연탄봉사 꼭 해보고 싶었는데 방법을 몰라서 못했어", "남을 도울 때 이런 행복감이 있었는지 잊고 있었는데 다시 알려줘서 고마워" 이런 얘기들이요. 저는 그냥 같이 연탄 나른 것뿐인데, 돌아오는 반응이 생각보다 훨씬 크더라고요.

연봉인상의 시작이 된 2021년 연탄봉사 | ⓒ연봉인상

그때 알았어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세상에 많다는 건 원래 알고 있었는데, 그들을 돕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다는 건 그때 처음 깨달았거든요. 이걸 알고 나니까, 이 둘을 연결시켜주지 않으면 오히려 제가 직무를 다 하지 않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시작된 게 벌써 6년째예요.

취미로 시작한 봉사, 운영은 실전이었다.

| 혼자 하던 봉사가 지금은 운영진 30명이 넘는 조직의 봉사로 커졌어요. '한 사람의 봉사'가 '커뮤니티의 봉사'로 바뀌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지점은 뭐였나요?

혼자 봉사할 때는 ‘오늘 내가 몇 가구를 도왔다’가 전부였어요. 뿌듯하지만 딱 거기까지였죠. 그런데 팀이 되니까 영향력의 단위 자체가 달라졌어요. 혼자서는 연탄 수십 장이 한계였는데, 팀으로는 수천 장을 나를 수 있게 됐고, 한 번에 도울 수 있는 가구 수 자체가 달라졌어요.

점차 커뮤니티가 되어가면서 이번엔 문화가 생기더라고요. 봉사가 끝나고 참여자들끼리 다음 봉사를 기약하고, 친구를 데려오고, 봉사 모집이 1분 만에 마감되니까 ‘봉켓팅’이라는 단어까지 만들어졌어요. 봉사가 누가 억지로 시켜서 의무적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 너도 나도 하고 싶어 하는 취미 같은 일이 된 거죠. 이건 저희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게 아니라 커뮤니티가 스스로 만들어낸 거예요. 처음엔 그냥 신기했는데, 요즘은 이 문화를 어떻게 하면 잘 지켜나갈 수 있을지가 저희의 또 다른 숙제가 됐어요.

| 2021년에 시작해서 햇수로 6년째 조직을 이끌어오면서 힘든 순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하세요?

노는 것을 좋아하는 제가 불금을 포기하고 토요일 아침 봉사를 준비한다는 점, 회사 퇴근하면 연봉인상으로 바로 출근한다는 점, 30명이 넘는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이 사실 결코 쉽지만은 않아요. 그럴 때 슬럼프나 번아웃이라고 불릴 만한 상황이 찾아오면, 저는 우선 제 감정과 생각을 컨트롤하려고 해요. 힘든 감정보다는 감사함에 포커스 하는 거죠.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만연한 사회잖아요. 그런데 연봉인상에는 남을 돕겠다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여서 일을 하고 있어요. 이런 행운을 경험하고 있다는 걸 자각하고 나면 다시 동력이 생겨요.

물론 가끔 마인드컨트롤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힘에 부치는 순간이 있을 때도 있어요. 20대에는 밤새서 놀거나 일을 하더라도 괜찮았는데, 30대로 넘어오면서 정신력만으로는 안 된다는 걸 여실히 깨달았어요. 그래서 부정적인 생각이 들거나 힘에 부치면 하는 일이 있어요. 너무 교과서적인 척하는 것 같긴 하지만,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하는 거예요. 정신과 육체를 동시에 잘 챙기면, 많은 것들이 해결 되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팀원들이 있어서 많이 의지하게 되는 것 같아요.

| 약 30명 정도의 운영진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운영진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운영진에게 필요한 덕목이 있다면요?

당연한 말이긴 한데, 일단 남을 돕는 것에 진심이어야 해요. 그게 아니면 오래 못 버티거든요. 그다음은 업무 역량이에요. 저희가 돈 받고 하는 일이 아니라고 해서 운영 퀄리티까지 고민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못했을 거예요. 이렇게 현장에서 만나는 분들과 봉사자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운영진 모두 본업처럼 연봉인상의 일을 열심히 해주고 계세요.

지금 연봉인상은 기획팀, 운영팀, 브랜딩팀, 디자인팀, 플랫폼팀으로 나뉘어 있고, 현재 운영진은 총 33명이에요. 남을 돕는 것 그리고 세상을 조금이나마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에 높은 가치를 두는 사람들이 모여있어요. 다들 연봉인상을 거의 본업처럼 생각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열심히 하고 계세요. 지난해에는 서울시로부터 자원봉사 유공 단체 표창까지 받았는데,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건 운영진들이었어요. 이 자리를 빌려 정말 감사하고, 존경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각 팀에서 필요한 역할을 해주실 분들을 상시 모집하고 있어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많이 지원해 주세요!

매년 초 진행하고 있는 운영진 타운홀 미팅 현장 | ⓒ연봉인상

| 정기 봉사, 기획 봉사로 나눠서 운영하시던데, 이렇게 그룹을 나누는 이유가 궁금해요.

연봉인상은 봉사를 일회성 참여가 아니라 지속적인 사회적 임팩트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해요. 그래서 한 가지 형태만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방식을 같이 운영하고 있어요. 매년 초에 그해 집중적으로 함께할 이웃들과 목표를 먼저 정하는데, 그중에서도 주로 어르신들과 관련된 기관 — 은평노인종합복지관, 우양재단, 사랑의연탄나눔, 연탄은행 같은 곳들과는 수년째 꾸준히 정기 봉사를 이어가고 있어요. 호국보훈 봉사도 5년째 매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국가보훈부의 ‘코리아 메모리얼로드’ 사업에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보훈 기관과 보다 적극적인 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2025년 안동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실행한 기획 봉사, 유튜버 빠니보틀과 함께 피해 지역에 씨드밤을 기부했다. | ⓒ연봉인상

그러면서 동시에, 사회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슈가 생기면 기획 봉사로 빠르게 대응해요. 지난해 빠니보틀님과 함께한 안동 산불 피해 복구 봉사도 그런 사례 중 하나예요. 벽화봉사, 아동 체육대회 봉사, 자선파티처럼 누구나 부담 없이 재밌게 참여할 수 있는 봉사도 가끔 넣어서 봉사에 원래 관심이 적었던 분들도 자연스럽게 유입시키고 있고요. 그냥 새로운 봉사를 계속 만든다기보다, 저희만의 방식으로 봉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연봉인상다운 봉사’를 만들려는 거예요. 결국 정기든 기획이든 협업이든, 방식은 달라도 목적은 하나예요. 더 많은 사람이 어렵지 않게 봉사에 참여하고,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그 도움이 실제로 전달되게 하는 것이요.

유튜버 빠니보틀과 함께 여행을 결합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 ⓒ연봉인상
연봉은 제자리일지라도, 봉사는 늘어야 하니까요.
연봉은 제자리일지라도, 봉사는 늘어야 하니까요.
연봉은 제자리일지라도, 봉사는 늘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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