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le Talk.
People
#
36
2023.09.21
힙한 도시? 엉망진창 도시? 베를린에서 한국 스타트업 키워내기
123 Factory 이은서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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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유럽 진출, 무엇이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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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하는 공공의 공간은 무엇인가요?
Table Talk - People 36화 썸네일. 123 Factory 이은서 대표가 까만 옷을 입고 발표를 하고 있다.

전 세계 힙스터들이 사랑하는 도시 베를린. 자유로운 문화와 더불어 분단과 유대인 박해의 역사도 고스란히 간직한 매력적인 지역입니다. 베를린은 유럽 스타트업의 중심지이기도 한데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대도시와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새로운 문화를 만듭니다. 이곳 베를린의 한 코워킹 스페이스에는, 한국 기업의 유럽 진출을 돕고 동시에 유럽 기업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123 Factory를 이끄는 이은서 대표를 만나 유럽과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 포용과 지속 가능성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People 코너 로고. 사회혁신가와의 인터뷰를 전하는 Table Talk - People

| 사람, 일, 그리고 문화를 연결하는 일을 한다.

123 Factory는 스스로를 스타트업 에코 시스템 빌더라고 정의한다. 독일 베를린을 중심으로 유럽과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잇는 역할을 한다. 스타트업이 독일/한국 진출을 계획했을 때, 기획부터 실행까지 다양한 방면으로 관여한다. 현지에 있는 투자자, 액셀러레이터, 기업, 연구소, 대학과 함께 스타트업 관련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베를린에 연극 유학을 왔다가 리서치와 스타트업 업계에 관심이 생겨 그 분야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영주권이 나오자마자 123 Factory를 창업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 한국 스타트업이 독일과 유럽으로 진출하는 경우, 어떤 기준을 통해 투자 판단을 하는가?

첫 번째는 제품/서비스가 있어야 한다. 제품이 있지 않은 상태의 극초기 단계부터 독일에서 시작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과 시간이 든다. 두 번째는 초기 직원 채용, 비자와 같은 체류 문제를 한국에서 미리 설계해야 한다. 독일은 사무실 마련과 직원 모집이 한국과 비교해 굉장히 오래 걸린다. 회사에 이 두 가지를 전담할 수 있는 글로벌 대응 인력이 있어야 한다.


유럽의 다양한 파트너와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런던, 파리, 그리고 베를린에 맞는 스타트업이 다 다르다는 것이다. 독일은 B2B 모델 스타트업에 적합하다. 분야로 치면 모빌리티, 에너지, 헬스케어가 성공 가능성이 높다. 그중에서도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가지고 있으면 베를린에 거점을 둘 때 메리트가 있다.


한국과 독일은 완전히 다른 시장이다. 한국은 빠르게 테스트하고 버리는 환경이라면 독일은 새로운 것을 잘 시도하지 않는다. 독일 시장에서 음식과 같은 새로운 문화를 초기에 뚫기는 어렵다. 그래서 문화적 접근은 소비재, 패션, 음식 문화 등이 발달한 파리가 더 적합하다. 이렇게 국가와 도시의 특성을 잘 고려하고 준비해 온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았다.

밝은 분위기의 실내에서 발표자가 자료를 보며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경청하고 있다.
123 Factory 프로그램 진행 모습 ⓒ123 Factory

| 유럽과 독일의 투자 환경과 지원 시스템은 어떤가? 한국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은 스타트업 투자 환경 자체가 민간 보다는 공공 주도가 많다. 유럽은 민간 주도형 투자다. 대신 공공의 후속 지원이 탄탄하다. 다양한 형태의 투자 지원 시스템이 있는데, 그중 익시스트(EXIST)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아카데미 기반의 창업가를 조력하는 프로그램으로, 독일에서 가장 큰 공공지원이다. 대학교 졸업자, 박사 과정 학생, 연구소 재직자의 연구 주제를 지원한다.


또한, 한국에서는 1년 단위의 지원이 다수다. 독일은 3년 정도의 중장기 지원이 많다. 외국인의 지원 신청도 한국과 달리 간단하다. 스타트업이 초기에 투자 받는 금액 규모는 거의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

| 연재 중인 <유럽스타트업열전>에 기후, 비거니즘, LGBTQ 영역의 스타트업 사례가 등장한다. 이러한 기업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유럽과 유럽 기업은 ESG, 지속가능성 아젠다를 확실하게 주도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ESG 부문에서 가장 강력한 규제를 하고 있고, 유럽 내 기업은 관련 법을 어겼을 때 벌금을 많이 내게 된다. 행정 비용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도 이를 지키는 것이 맞다.


또한 계속해서 다양성을 발굴해 나가는 것이 유럽의 트렌드다. 유럽에서 음식 관련 신사업의 중심은 비거니즘이다. 특히 베를린은 ‘유럽의 비건 수도’로도 불릴 정도로 비건 인구가 많다. 어딜 가나 비건 음식 주문을 할 수가 있다. 모두를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독일 스타트업 업계에서 중요한 아젠다가 되고 있다.

유럽스타트업열전 칼럼, ‘다양성이 혁신의 원천’ 비전펀드 선정 스타트업 9 - 백인 남성 쏠림 벗어나 유색인종·여성·LGBTQ·장애인·난민 중심 지원
유럽스타트업열전 칼럼, 채식, 자연주의, 지속가능성… FIC 함부르크 - 100여 관련 스타트업 모인 ‘푸드 이노베이션 캠프’ 현장을 가다
(클릭) 이은서 대표가 연재 중인 칼럼 <유럽스타트업열전> ⓒ123 Factory 브런치

| 투자 관점에서도 다양성, 포용성의 요소가 기업/조직의 성과에 유의미한 변수로 작용하는가?

2022년 독일 스타트업 투자액 TOP10 중 3곳이 ESG 경영 관련 기업이다. 대부분의 VC 및 액셀러레이터는 투자 기업 선정 시 친환경적 개발/생산과정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다양성과 포용성 영역은 틈새시장이라는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기존 시장에서 잘하고 있는 플레이어와 경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시장을 틈새로 보고 깃발을 꽂는 것도 스타트업의 성공 요인이다.


*  ESG 경영 실천을 핵심으로 하는 독일 주요 스타트업
- 트레이스레스(Traceless): 재생 가능한 원재료를 활용해 플라스틱 대체 품목을 생산하는 바이오 플라스틱 기반 스타트업

- 크래프팅퓨처(Crafting Future): 벼가 도정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쌀 껍데기 소재를 가공해 컵, 그릇 등의 친환경 용기를 만드는 독일 스타트업


다양한 배경의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가 2017년 이후 활발하게 성장했다. 이를테면 터키/이슬람계 사람을 대상으로 자국의 특별한 규제와 환율을 적용한 핀테크 은행 인샤(insha)가 있다. 그리고 아시아 음식을 배달해서 집으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 앱 고 타이거(Go Tiger)도 최근 아시아 음식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며 성장하고 있다.

핀테크 인행 인샤의 광고 이미지. 인샤 카드와 스마트폰 사용 예시 화면과 환영한다는 문구.
핀테크 은행 인샤 ⓒinsha, 아시아 음식 배송 서비스 앱 고 타이거 ⓒGoTiger

| 그린워싱, 임팩트워싱 문제는 어떠한가?

독일은 매뉴얼의 사회다. 독일 소비자는 토론하고, 말하고, 특히 읽는 것을 좋아한다. 집에 입주해도 집 규정 가이드북(Hausordnung)이 있을 정도다. Ordnung(오트눙)이 규정, 체계라는 뜻이다. 어느 조직에 가든 규정, 체계를 표시한 핸드북이 있다. 독일 소비자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작은 글씨의 제품 설명, 성분 표시도 꼼꼼히 읽고 구매하는 편이다. 그래서 더욱 그린워싱하기 어려운 구조다.


과대광고 사례가 종종 있으나 이는 불공정경쟁방지법(UWG)으로 매우 강력하게 다뤄진다. 불공정경쟁방지센터(Wettbewerbszentrale)는 기후 중립 관련 광고를 하는 회사에 2021년에만 12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독일 법원은 기업이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부분적으로 기여하는지, 단순히 탄소보상증명서를 구매하고만 있는지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판결했다. 최근 판매 금지 및 마케팅 활동 중단에 이어서 회수 의무까지 동반되는 판결이 많아졌다.


독일환경단체(Deutsche Umwelthilfe)는 매년 기후 관련 가장 큰 거짓말을 하는 기업에게 역설적으로 광고상을 수여해서, 소비자에게 현혹되지 말자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기업을 감시하고 변화를 촉구한다. 독일의 안부 인사로 “알레스 인 오트눙?(Alles in Ordnung?)”이라는 문장이 있다. “모든 것이 질서가 잡혔습니까?”라는 뜻이다. 독일의 문화를 잘 설명하는 말이다. 질서가 잡혀 있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힙한 도시? 엉망진창 도시? 베를린에서 한국 스타트업 키워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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