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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2022.11.03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좀 더 많아야 한다
은유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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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하는 공공의 공간은 무엇인가요?

신문, 칼럼, 인터뷰 등을 쓰고, 글쓰기 수업을 진행한다. 2005년 자유기고가로 시작해, 르포 작가로서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는 글을 쓰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크게 그린 사람>, <있지만 없는 아이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다가오는 말들>, <출판하는 마음>,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폭력과 존엄 사이>, <쓰기의 말들> 이 있다.



Q. '글 쓰는 활동가'라는 소개를 보았다. 어떻게 글쓰기를 시작했나?

A. 나의 글쓰기는 상상 기반의 창작보다는 사회 속에서 목격한 진실의 전달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활동가라는 표현을 썼다. 현실 사회의 문제가 글쓰기의 자극이 되고, 영감의 원천이 된다.

1987년 민주화 운동 시기에 고등학생이었다. 사회 문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사회과학책을 많이 읽었다. 당시 좋은 영향을 줬던 국어 선생님이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라는 이유로 해직되었다. 사회 문제가 나의 생활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1989년 조선대 재학생이던 이철규 님의 의문사 사건이 있었다. 당시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한 조선대 여학생이 명동성당 앞에서 삭발 투쟁을 했다. 이 사건을 글로 써서 한겨레 신문에 독자 투고했다. 첫 글쓰기 활동이었다. 신문에 실렸을 때의 기쁨이 컸다. 글쓰기가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 이후 노조 소식지 제작 등의 일을 하면서 열심히 글을 썼다.

Q. 인터뷰이 선정 기준이 궁금하다.

A. 일단 내가 궁금해야 한다. 알려진 사람의 서사와 스토리는 굳이 궁금하지 않다.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예를 들면, 좋은 학벌에 선망하는 직업을 갖고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배경을 가진 사람인데, 일반적 궤도와 다른 삶을 사는 사람. 돈이 아닌 가치를 중시하면서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이다. 주류 담론 바깥의 생생한 목소리, 사람들의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이야기가 좋다.

<크게 그린 사람>에도 썼지만,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좀 더 많아져야 한다.

선택지가 두 개만 있다고 생각해보자. 내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실패 같고, 대학을 못 가면 낙오자 같고, 이른 나이에 부모의 주 돌봄자가 되어야 하는 환경이라면, 내 인생은 끝난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다른 삶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이야기가 제 삶을 다르게 생각하고, 상상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Q. 인터뷰이 섭외에 실패한 경우가 있는가? 특별한 이유가 있나?

A. 페미니즘 이슈를 다룰 때 여성 인터뷰이의 거절 사례가 종종 있었다. 여성의 관점에서 목소리를 냈을 때 악플에 시달리거나, 인신공격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보통 지면에 노출되면 사안도 주목받고, 자신도 힘을 얻기 마련이다. 그러나 여성 개인에게는 시달림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인터뷰 시 여성의 경우 좀 더 복잡한 고려가 필요하다. 물론 자신의 신변 노출을 꺼리거나, 충분히 인터뷰를 많이 했다는 이유로 거절하기도 한다.

Q. <크게 그린 사람> 인터뷰 서문 중 '밥을 위해 가급적 신념을 좇아 해온 작업'이라는 문장이 있다. 밥과 신념의 균형점은 어떻게 찾는가?

A. 프리랜서로 글 쓰는 일을 오래 했다. 기업 사보 제작도 많이 했다. 재미있었지만 주로 밥을 위해서 한 일이다. 기업의 사보에 실리는 글이니 한계도 있다. 사회 비판적인 이야기는 할 수가 없었다. 답답함을 느꼈다. 책을 쓰는 것만으로는 생계가 어렵다. 그러니 쓰고 싶은 글을 쓰기 위해서 쓰고 싶지 않은 글을 써야 했다. 밥을 위한 글을 쓰더라도 가급적 내 신념과 일치하는 글을 쓰려고 했고, 그 끈을 놓지 않으려 했다. 점차 신념에 가까운 글의 비중을 넓혔다. 예전에는 아르바이트도 하고, 단발성 취재도 했다. 지금은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는 상황이다. 행복하다(웃음).

Q. 당사자, 피해자, 사회적 약자, 사회변화를 만드는 사람을 만나고 기록한다. 글쓰기가 사회를 개선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A. <있지만 없는 아이들>을 통해 미등록 이주 아동의 존재, 부모가 체류 자격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실상을 알렸다. 문제를 아는 것도 이 세계를 더 낫게 만드는 원동력 중 하나다. 인식도 실천이다. 아는 사람이 많아져야 삶의 조건이 개선된다. 많은 사람이 상황을 알고 있어야 인권을 보호할 수 있고, 법도 만들 수 있다. 실제 <있지만 없는 아이들>의 영향으로 미등록 이주 아동의 체류자격이 생겼다. 물론 긴 시간 이주민 인권을 위해 활동한 분들의 노력이 바탕이 되었다. 올해 1월에 구제 방안이 발표되었다. 제가 인터뷰했던 아동 3명 모두 체류 자격이 생겼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에서는 특성화고를 다니는 청소년과 청소년 노동의 실상을 알리고, 존엄한 노동은 어떻게 하면 가능할지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 몰랐던 현실을 알고, 생각하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정도가 제 글의 역할이다.

(Youtube) 한국에서 유령처럼 살고 있는 2만 명의 아이들 ⓒ 닷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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