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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8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실천하는 세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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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하는 공공의 공간은 무엇인가요?

👀 에디터 세 줄 요약

▪ ‘모두를 위한 디자인’은 모든 사용자의 공평한 사용을 목적으로 한다.

▪ 사용에 제약이 있는 사람들과 협력하며, 과거에 배제되었던 다양한 집단을 대상으로 테스트하고, 피드백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 좋은 디자인은 가능한 많은 사용자에게 선택의 자유와 즐거움을 주는 디자인이다.


Pick 코너 로고. 사회혁신 사례와 모델을 소개하는 Table Talk - Pick

🔎변화하는 디자인, 역할의 확대

“무엇이 좋은 디자인인가?” 이 한 가지 질문에 지금까지 많은 대답이 존재했다. 1930년대부터 세계 디자인사에 주요 사조로 꽃을 피웠던 아르데코(Art Deco) 시기에는 오랜 기간 럭셔리함과 고급스러움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좋은 디자인이었다. 당대에는 눈에 보이는 심미적 가치가 중요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커다란 샹들리에가 중앙 상단에 위치해 있고, 고풍스러운 가구가 둥글게 비치돼 있다.
에밀 자크 룰만의 그랜드 살롱, 1925년 파리 국제 박람회

이후 1950~70년대는 세계 2차 대전 이후 경제 재건과 대량생산이 급증하던 시기다. 그러다 보니 불필요한 기능이나 장식이 추가된 제품들이 넘쳐났는데, 이런 배경 속에서 당시 산업 디자인의 흐름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브라운사의 디자이너 디터 람스(Dieter Rams)의 철학이 탄생했다. 그는 현대 디자인사에 “더 적게 하지만 더 좋게(Less but better)”라는 역사적인 코멘트를 남겼다. 무조건 많이 생산할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장식을 제거하고 제품의 본질에 충실한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그의 철학은 현대 디자이너들에게도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디자인은 어떤 외형을 지닌 대상에 접목하는 것이었다. 1959년 포춘(Fortune) 지와 일리노이 공과대학에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현대 시대 최고의 디자인 100선을 보더라도 무려 98개가 제품 디자인이었다. 참고로 1개는 건축, 다른 1개는 그래픽 디자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용되고 있는 디자인의 활용 방식을 보면 디자인은 결코 심미적인 것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디자인사에 정통한 학자인 리처드 뷰캐넌(Richard Buchanan)은 1992년 <디자인 사고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을 통해 디자인은 ‘어렵고 난해한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20세기 말부터 더욱 복잡해진 비즈니스 상황과 기술 발전으로 디자인은 물리적인 영역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경험하는 모든 영역에 접목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탄생한 ‘사용자 경험 디자인(User Experience Design)’처럼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의 경험을 개선하는 것도 새로운 디자인의 영역이 됐고, 지역 커뮤니티의 복지 증진을 위한 무형의 서비스 방법도 이제 ‘서비스 디자인’이라 부른다. 디자인은 이제 우리 사회에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도구다.

🔎사회적 가치를 담는 디자인


그럼에도 디자인은 지난 한 세기 동안 그 타깃이 편향됐던 것이 사실이다. 로즈 아일랜드 디자인대학(RISD)의 전 총장인 존 마에다(John Maeda)는 지난 반세기의 디자인이 “부유한 사람들을 위해 집중됐다”라고 평가했다.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편의성과 심미성, 안전성 등이 탑재된 제품과 서비스는 대체로 많은 기술과 노동력이 투입되는 값비싼 제품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경종을 울리는 한 전시가 있었다. 2007년 뉴욕의 쿠퍼 휴잇(Cooper-Hewitt) 디자인 뮤지엄의 <90%를 위한 디자인>은 지금까지 편향됐던 디자인의 관점을 소외되었던 세상의 90%에게 전환한 좋은 사례다. 물, 건강, 교육, 에너지에 대해 더 나은 접근을 제공할 수 있는 저비용 디자인에 대한 전시로, 아프리카 아이들이 물을 뜨기 쉽도록 굴릴 수 있는 물통, 물을 99% 이상 정수하는 휴대용 정수기 등 3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전시됐다. 전시에서 제공한 통계에 따르면, 세계 65억 인구 중 약 90%에 해당하는 58억 3천만 명의 사람들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제품과 서비스에 거의 접근할 수 없다. 또한 이 중 절반은 깨끗한 물과 음식을 정기적으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90%를 위한 디자인> 전시 포스터 ⓒCooper-Hewit Museum
이동성을 높여 롤러 형태로 만든 물통 ⓒhippor roller

사회적 역할을 담은 디자인의 또 다른 사례로 덴마크 출신의 설치예술가이자 디자이너인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on)의 두 가지 프로젝트가 있다.

첫 번째, 아이스 워치(Ice Watch) 프로젝트는 기후 위기의 경각심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한 설치 조형물 전시다. 2015년 파리에서 유엔 UN 기후 정상 회의가 열리는 동안 그린란드에 떠다니는 80톤 무게의 빙하 12조각을 실제로 가져와 시계 모양으로 배치했다. 사람들은 빙하 조각을 만져보기도 하고 빙하 조각이 서서히 녹는 모습을 보며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직접적으로 느꼈을 것이다.

두 번째로 리틀 선(Little Sun) 프로젝트는 전기 없이 살아가는 전 세계 12억 명의 사람들에게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인 조명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됐다. 개발된 제품은 태양광 발전 방식의 휴대용 조명으로 손바닥만 한 크기다. 태양 아래에서 5시간 충전하면 가장 어두운 설정에서 50시간 이상, 가장 밝은 설정에서 4시간 이상 빛이 나온다. 실제 소비자인 에티오피아 지역 마을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제품의 실용성과 휴대성을 높였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10년간 약 140만 개가 전 세계에 공급됐다.

그린란드에서 가져온 빙하 12조각이 시계 모양으로 배치돼 있고, 사람들이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올라퍼 엘리아슨의 아이스 워치 프로젝트 ©Studio Olafur Eliasson
리틀썬 프로젝트에서 개발한 해 모양의 조명. 아프리카 어린이 두 명이 조명으로 어둠을 밝히며 책을 읽고 있다.
리틀 선 프로젝트에서 개발한 조명과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 ©Studio Olafur Eliasson

작년 일본 건축계의 거장이자, 프리츠커 상 수상자인 반 시게루(Ban Shigeru)를 인터뷰하며 “건축가와 디자이너가 지닌 사회적 책임이란 무엇인가?”를 물었다. 그는 명쾌하게 “의사처럼 사람들 생활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 말했다. 맞는 말이다. 위에서 살펴본 사례처럼 디자인은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도 하고, 에너지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특히 장애가 있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디자인은 가장 서두에서 얘기한 “무엇이 좋은 디자인인가?”에 대해 분명한 해답을 준다. 지난 몇 년간 수백 명의 장애인 사용자, 고연령 사용자와 해외 전문가를 만나면서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을 확신했다. 총기 사고로 수많은 인명 피해를 입은 초등학교 재건축에서 추구한 공간의 본질, 장애인의 선택권과 자유의지를 고려한 디자인, 전쟁 속에서도 사회적 교류의 필요성을 담아낸 임시 대피소 등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디자인의 역할과 디자인이 추구해야 할 본질적인 가치는 분명히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실천하는 세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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