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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1
전체 인구의 14%, 경계선 지능을 연구합니다
경계선지능연구소 느리게크는아이 박현숙 박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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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하는 공공의 공간은 무엇인가요?

박현숙 박사는 '경계선지능연구소 느리게크는아이'의 연구소장이다. 경계선 지능과 관련된 연구, 교육, 자문, 상담 및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자칭 '경계선지능인의 대변인'이다.


Q. '경계선 지능'과 '경계선지능인'이란 무엇인가?

A. 경계선 지능은 지능 지수와 관련지어 이야기할 수 있다. 흔히 IQ라고 알려진 지능 지수란 ‘표준화된 지능검사 결과로 수치화한 인간의 지적 능력’을 말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평균에 가깝거나 그보다 월등한 지능 지수를 가지기도 하며, 일부는 지적 기능이 현격히 낮아서 지적 장애에 속하는 지능 지수를 갖기도 한다. 이때 IQ 70 이하의 지적 장애 범주보다는 높지만, 평균 지능 기준인 IQ 85에 비해서는 인지 기능이 좋지 못한 IQ 71~84에 해당하는 경계 부위가 생기는데 이를 ‘경계선 지능’이라 한다. 물론 이 지능을 가지고 잘 적응해서 사는 사람도 있지만 이 경계선 지능을 가진 사람들의 상당수가 ‘미세한 인지적 결함’으로 인해 개인의 학습능력과 사회적응능력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이와 같이 지적장애와 평균 지능의 경계 부위에 속하는 인지능력 때문에 소속된 사회에 부적응하여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자를 ‘경계선지능인’이라고 한다. 사회적으로 경계선지능인의 출현율은 추정치로 했을 때 13.59% 정도이며 이는 한 반 25명 중 3~4명꼴인 만큼 어느 조직에나 있을 수 있다.

Q. '경계선지능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는가?

A. 경계선지능인이 겪는 큰 어려움은 ‘부적응’이다. 소속되어 있는 사회에서 부적응하기에 기본적 인지 기능을 써야 하는 학습, 관계 형성 등 상황에서 문제를 겪는다. 위험 상황에서의 자기방어/대처 능력, 직무기술능력, 조직 내 대인관계능력 등에서 문제를 겪기에 취업 및 취업 유지 상황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경계선지능인의 경우 감정 인식이나 감정 조절, 맥락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다. 오해가 자주 생기기도 하고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본인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제안을 거절하지 못해 사기, 다단계, 성폭행 등 범죄와 연루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Q. 구체적인 예시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A. 학교에서는 친구가 없는 상황에서 학습 부진을 겪는다. 실패나 좌절이 계속되기에 우울, 불안 등 심리적인 문제를 겪고 공격성, 충동성 조절이 안 되어 타인과의 갈등 상황이나 학교 폭력에 연루되기도 하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 간혹 대학에 가는 친구들도 있다. 경계선 지능인들은 사회의 평균보다는 낮아도 지적 장애보다는 분명 훨씬 지능이 뛰어나다. 그러다 보니 책을 통째로 외워 성적이 잘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정보들을 기억할 수는 있지만 응용 능력은 떨어지기에 외운 내용을 문제 해결 상황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모른다. 학교 상황까지는 괜찮았어도 취업 상황에서 문제가 생겨 높은 실업률 및 짧은 취업 유지 기간 등의 문제가 생긴다. 학력이나 배경에 비해 하향 취업을 하지만, 그마저도 유지가 쉽지 않다.


남성들의 경우, 과거 사회적으로 경계선 지능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에 경계선 지능을 가진 채로 군대에 갔다가 관심사병이 되는 경우가 다수 발생했다. 지시 사항을 듣고 이해해야 하는데 이들은 인지 기능에 문제가 있다 보니 총기 분해, 군장 싸기 등의 상황에서 일련의 과정을 기억하기가 어렵다.


가정에서는 보통 이걸 인지 기능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성실성의 문제로 지적하며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가정에서 갈등이 생기니 가출 빈도도 높아진다. 캐나다에서 실시한 한 연구에 따르면, 노숙자 중 경계선지능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일반 지능을 가진 노숙인들에 비해 경계선 지능을 가진 노숙인의 노숙 기간이 더 길다는 결과가 있다.


Q. ‘경계선지능인’들이 보통 본인이 ‘경계선 지능’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가?
A. 대부분 잘 모른다. 그냥 공부를 못 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며 살다가 남성들은 징병검사에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고, 여성들은 그걸 확인할 기회가 많이 없다 보니 우울증이 악화되어 정신과에 가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성장기에 사고를 많이 치는 경우 문제를 일으키니 검사도 받아보고 빨리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순한 기질을 가진 경우 사실 방치될 수밖에 없다 보니 어려운 삶을 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저학년 때는 여러 치료나 공부를 시켜서 괜찮지만, 효과가 없으니 중·고등학교로 가면서 부모들이 이를 방치하게 된다. 이때 방치하면 언어 발달이 안 되어 자기방어를 위한 최소한의 언어 능력조차 형성되지 않아 생존 자체에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법적으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 생긴다. 성폭행을 당해도 가해자 측에서 동의 하에 했다고 강하게 주장하면 이에 대한 자기방어 주장을 하지 못해 평생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

(Youtube) 삶의 경계에 내몰리다, 경계선 지능 ⓒ KBS

Q. 경계선 지능 분야에 집중하게 되었던 계기가 무엇인가?

A. 우연한 계기였다. 2009년 노원구에 있는 초·중학교에서 경계선 지능 아동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집단 상담 형식으로 진행하면서 효과가 좋았고 그 성과가 많이 알려졌다. 그때 노원교육복지센터에서 의뢰받아 사회성, 정서 발달 프로그램 매뉴얼을 제작하고 이를 진행할 강사 교육 과정을 맡게 되었다. 당시 경계선 지능에 대한 자료가 너무 부족해 해외 자료를 찾던 도중 인도에서 나온 <느린 학습자의 심리와 교육>이라는 책을 찾아 번역해서 2013년 학지사에서 출간을 했고 이때 번역된 ‘느린 학습자’라는 용어가 그 책에서 처음 나와서 지금까지 국내에서 쓰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 2014년쯤 그 책을 들고 찾아왔던 EBS 기자가 경계선 지능 문제를 심층 취재한 ‘느린 학습자를 아십니까’ 기획 다큐로 이달의 방송기자상을 받을 만큼 해당 내용이 이슈화되었고 이에 대한 법제화가 시작되었다.

(Youtube) [특집] 느린 학습자를 아십니까? ⓒ EBS

2016년에는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되면서 거기에 ‘느린학습자 지원법’이 포함되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관련 사업들이 시작되며 자문 참여를 하게 되었고, 아동권리보장원 자립지원단 프로그램 자문 및 관리 역할을 하고, 전국을 돌며 14개 기관들의 사업을 보게 되었다. 2014년부터는 서울시 전체 그룹 홈에 있는 아동을 전수 조사하여 경계선 지능 아동을 찾아내고 3년간 파견 치료사를 파견해 지원하는 사회성과보상사업이 있었다. 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필요한 자문이나 평가위원을 맡아서 했다. 이 또한 복지부의 실질적 사업으로 전환되어 현재는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에 포함되었다. 양육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경계선지능아동지도사 인력을 양성하는 활동도 하면서 자격증 과정도 만들었다. 이런 흐름으로 오다 보니 경계선 지능 분야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Q. 경계선 지능이 발생하는 원인과 배경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A. 경계선 지능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도 있고 후천적 환경의 요인도 있다. 유전적으로 부모나 가족구성원의 지적능력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후천적 환경요인으로는 출산환경이나 양육환경의 열악함이 있다. 아동의 성장과정에서 빈곤, 학대, 방임, 학교폭력, 심리적 어려움 등이 더해져서 후천적으로 경계선지능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Q. 보호아동 및 자립준비청년(前 보호종료아동) 분야 내 경계선 지능 문제는 어떤 상황인가?

A. 양육시설의 경우, 소수가 다수의 아이를 동시에 관리하기에 개별적 관심을 보일 기회가 적다. 인지적, 정서적 발달 과정을 꼼꼼히 관리할 기회가 제한적이기에 나중에 발견되더라도 해결이 어렵다. 이런 일이 빈번하다 보니 양육시설의 경우, 우리가 생각하는 추정치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경계선 지능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경계선 지능인은 일시적으로 자립을 준비시켜 지금 자립 능력이 갖추어졌다고 해서 종료하면 안 된다. 어려움이 생겼을 때 스스로 극복해내는 자립 능력이 굉장히 떨어지기에 퇴소 이후에도 잘 살고 있는지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전체 인구의 14%, 경계선 지능을 연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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