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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코딩과 개발에 대해 잘 알고 계신가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잘 모릅니다. 개발자라고 불리는 이들이 프로그래밍을 통해 '뚱땅뚱땅' 코드를 만들어내서 웹이나 앱에 표현되는 '어떤 것'들을 만들어내는 일이라고만 알고 있습니다. 그마저 일부 개발 업무에 한정한 아주 기초적인 수준이지요.
그런데 최근 우연히 '슬러기시 해커스'라는 커뮤니티의 연말 파티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활동가의 업무 자동화를 위해 개발자와 활동가가 협력하는 커뮤니티라는 소개를 듣고 ‘그게 뭔데?’라는 궁금증이 생겼거든요. 그곳에서 단순히 직무를 위해 개발을 하는 직업인이 아니라, 사회적 임팩트를 이끌어내기 위해 개발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개발자에 대한 편협한 인식을 걷어내니 이들이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냄으로써 사회 문제에 도전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새해 첫 테이블 픽에서는 기술로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구현하는 세 개의 커뮤니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이어붙여 사회문제에 대해 혁신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이들의 노력을 함께 살펴봅시다.
코드포코리아(CODE FOR KOREA)는 '시빅 해킹'으로 기술이 사회에 기여하도록 주도하는 네트워크입니다. 코드포코리아의 시작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참 코로나19의 정체도 모르고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져 아수라장이던 그때입니다. 17명의 시민이 합심해 정부에 코로나19 데이터 공개를 제안했습니다. 마침 마스크 품귀 문제를 해결해야 했던 정부는 데이터 공개 제안을 받아들였고, 200여 명의 시빅해커들이 모여 정부의 데이터를 활용해 ‘공적마스크’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공적마스크 앱은 시민들이 약국 앞에서 줄을 서 마스크를 구매해야 하는 소요를 줄이고 마스크가 골고루 분배되도록 했습니다. 그후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시빅해커들이 코드포코리아를 결성했습니다.
*시빅 해킹이란? 시민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탐구하고, 다양한 참여와 공통의 이해를 통해 시민 스스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말해요.
코드포코리아는 엔지니어, 디자이너, 기획자, 기자, 변호사, 시민사회 활동가, 유관기관 공무원 등 기술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관심이 있는 모두를 한데 모은 네트워크로 성장했습니다. 코드포코리아는 주로 두 달에 한 번 만나는 '밋앤핵' 정기 모임을 통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프로젝트를 제안합니다. 가벼운 프로젝트부터 무거운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주제를 제시하고, 시간과 자원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라 판단되면 앱 개발, 데이터 정리, 홍보 등을 함께할 팀원을 모아 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점과 그 가치에 대해 설명하고 필요성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지죠.
현재까지 코드포코리아가 진행한 프로젝트는 다종다양합니다. 팬데믹 시기, 시설에 입장할 때 휴대전화번호 대신 기입하는 개인안심번호를 카카오, 네이버, 통신 3사와 질병관리청에 제공하는 개인안심번호 프로젝트, 탄소중립 관련 데이터를 정리하는 기후위기 프로젝트, 산업재해 판례 검색과 피해자 추모, 그리고 상담 지원 등을 진행하는 산업재해 프로젝트, 휠체어로 접근 가능한 시설 데이터를 정리하는 이동권 프로젝트 등을 진행해오고 있지요. 코드포코리아의 '시빅 해킹'은 기술을 통한 사회적 기여의 새로운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혁신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실제로 시행하는 것은 기술의 높은 수준의 활용을 요구하며, 이는 사회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코드포코리아는 모두에게 열린 커뮤니티입니다. IT 기술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노력을 하지만 고난도의 기술만을 활용하지는 않거든요. "어려운 기술보다는 우리 사회에 필요하고, 조금이라도 더 낫게 만드는 일에 시민 누구나 힘을 보탤 수 있는 프로젝트를 주로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개발보다는 함께 이야기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알리는 전 과정에 모두가 참여하는 집단 프로젝트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누군가가 강제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하나씩 하나씩, 조금씩 꾸준히 진행하려 합니다."
코드포코리아의 올해 목표는 꾸준하게 더욱더 많은 시빅해킹 프로젝트들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팀원을 모집하고 진행을 공유하는 밋앤핵도 꾸준히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시빅해커들이 쉽고 즐겁게 참여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프로젝트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 체계도 갖출 계획인데 국내외 여러 시빅해킹 커뮤니티, 네트워크, 단체, 기관과의 협력을 늘려 나가려면 기존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코드포코리아는 올해 비영리민간단체로의 변화를 꾀한다고 해요. 천천히 한 발짝씩 성장해 나가는 코드포코리아가 올해 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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